이번 주 자금 흐름
한 주 내내 채권 시장을 짓누른 것은 유가와 금리의 동반 상승이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주 후반 5.28%까지 오르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고, 30년물도 같은 기간 신고점을 찍었다. 이 구도에서 장기채 ETF인 TLT에서는 자금 이탈이 이어졌다. 지정학 불안(호르무즈 해협 긴장·미·이란 교착)이 에너지 비용을 끌어올리고, 이것이 다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연준 추가 긴축 기대로 이어지는 연쇄 고리가 채권 매도세를 증폭시켰다. 영국 30년물 길트와 프랑스-독일 스프레드도 각각 1998년, 2012년 이후 최대로 벌어지며 채권 약세가 글로벌 현상임을 확인했다.(관련 기사)
반면 9월 비농업 고용(NFP)이 2만 9천 명으로 컨센서스(8만 4천 명)를 크게 밑돌면서 주 마지막 날 국채 금리가 잠시 숨을 고쳤다. 실업률 4.2% 상승과 맞물려 연준의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배제됐고, 이에 달러는 약세, 금과 단기물 국채에는 매수세가 잠깐 들어왔다. 그러나 이미 5%대 후반까지 오른 장기물 금리는 고용 쇼크 하나로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관련 기사)
주식형 ETF 쪽에서는 9월 마지막 주까지 자금이 넓게 퍼지는 분산 유입 양상이었다. S&P 500이 7,722 수준에서 한 주를 마감했고, VIX는 15.31로 낮아져 전반적 위험 선호가 유지됐다. 반도체와 빅테크 관련 섹터 ETF 쪽으로 매수세가 이어진 가운데 TQQQ·SOXL 같은 레버리지 상품은 금리 변동성이 커진 탓에 일중 등락 폭이 확대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9월 한 달간 순유입 27억 달러를 기록하며 기관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졌다. 7월까지 누적 순유출이 58억 달러에 달했던 것에서 두 달 만에 완전히 방향을 틀었으며, IBIT와 FBTC가 주도했다. 비트코인 현물가는 주 후반 8만 4,763달러로 소폭 상승해 안착했다.(관련 기사)
에너지 상품 쪽에서는 USO가 WTI 90달러 안팎의 등락에 연동해 주 초반 강세를 보이다 주 말 G7 전략 비축유 최대 1억 배럴 방출 합의 소식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금 ETF(GLD)는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압력에 눌려 주간으로 약세였다. 금 현물가는 4,162달러로 주간 0.95% 하락했다.
주목할 출시·이벤트
이번 주 가장 눈에 띄는 ETF 시장 이벤트는 미 재무부와 국세청(IRS)의 ETF 절세 전략 규제 착수였다. 월가 기관투자자와 헤지펀드가 광범위하게 활용해온 ETF 기반 자본이득 과세 회피 기법에 제동이 걸리면서, 운용업계 내 세금 최적화 전략 전반이 재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 전략은 주식 직접 보유 대신 ETF를 통해 세금 손실 처리(tax-loss harvesting)를 최적화하는 방식이어서, 규제가 구체화되면 기관 자금의 ETF 유출입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관련 기사)
신규 ETF 출시 측면에서는 NEOS ETF Trust와 Kurv ETF Trust 등의 SEC 제출 서류가 확인됐으나 이번 주 시장을 직접 움직일 만한 대형 신규 상장은 없었다. 이더리움(ETH) 파운데이션이 zkAPI를 선보이면서 이더리움 생태계 확장성 강화 시도가 이어졌고, 이는 이더리움 현물 ETF(ETHA) 관련 관심과 함께 거론됐다.
카테고리별 온도
우주·위성 테마 ETF인 UFO가 이번 주 상대적 강세 카테고리로 부각됐다. 스페이스X 스타십이 지난주 말 첫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서 위성 운영사·발사체 하드웨어 기업 전반에 모멘텀이 붙었고, UFO ETF 내 위성 운영사와 관련 장비 기업들이 이를 흡수했다. 미 우주군이 차세대 위성 클러스터 연결 아키텍처 구축에 나섰다는 소식도 방산 연계 우주 테마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관련 기사)
자사주 매입 테마 ETF는 엔비디아(NVDA)가 자사주 매입 한도를 2,350억 달러(약 329조 원) 규모로 확대 발표한 이후 관련 테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VettaFi 분석에 따르면 실제 자금 유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기보다는 매우 좁은 범위의 대형주 중심으로 효과가 집중됐다. 바이백 ETF가 약진하기는 했으나 ETF 전체에 고르게 퍼지지 않고 특정 대형 종목 쏠림 현상이 강하다는 점이 이번 주 시장의 구조적 특징으로 지목됐다.(관련 기사)
채권 카테고리는 주간으로 가장 차가웠다. TLT를 필두로 한 장기채 ETF는 금리 상승 압력 직격을 받았고, 투자등급 회사채 ETF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단기채 ETF는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진 데 힘입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배당·커버드콜 ETF(JEPI·JEPQ 계열)는 금리 상승이 자산 재배분 유인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일부 자금이 관심을 보였지만, 본격 유입으로 이어졌다는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았다.
크립토 카테고리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견조한 순유입에 힘입어 카테고리 내에서 이번 주 돋보이는 성과를 냈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비트코인보다 유입 규모가 적었지만 이더리움 파운데이션의 zkAPI 출시가 장기 로드맵 기대를 유지시켰다. 코인베이스(COIN) 주가가 주간으로 3.32% 하락하며 크립토 직접 운영사가 다소 흔들린 점도 크립토 ETF 심리와 대조를 이뤘다.
한국 투자자 관점
이번 주 미국 ETF 시장의 가장 직접적인 신호는 금리 경로다. 10년물 국채 금리 5.28%는 서학개미가 보유한 자산 전반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TLT 같은 장기채 ETF를 분할 매수 전략으로 쌓아온 투자자라면 단기 손실 구간이 연장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9월 고용 쇼크로 연준 10월 인상이 사실상 배제됐고,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상승의 주된 원인이 정책 긴축보다 재정 적자 확대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경우 단기물 금리가 먼저 안정될 가능성이 있어 단기채 ETF나 JEPI 같은 커버드콜 상품의 상대적 매력은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것이 실제 배분 전환으로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수 주간의 자금 흐름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9월 순유입 27억 달러는 단기 트레이딩 자금이 아니라 기관 성격의 중장기 자금이 지속 유입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서학개미 중 IBIT나 FBTC를 보유한 투자자는 7월 누적 순유출 국면이 완전히 반전됐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달러·원 환율이 1,342원으로 약 1.27% 하락하며 원화가 강세를 보인 한 주였는데, 달러 자산 보유 비중이 높을수록 환산 수익률에 다소 부담이 됐을 수 있다. 환율이 이 수준에서 추가 하락하는지는 이란 지정학 변수와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 ETF 시장과의 연결 측면에서는 미래에셋·삼성운용이 상장한 미국 국채 장기물 연동 ETF가 이번 주 유사한 하락 압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 반도체 섹터 ETF나 나스닥(NDAQ)100 추종 레버리지 상품은 엔비디아·AMD·TSMC 등이 주간으로 2–3% 강세를 기록한 데 힘입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KOSPI는 7,003으로 0.46% 상승 마감하며 미국 증시 강세를 일부 반영했다. 미 재무부의 ETF 절세 전략 규제가 어떤 형태로 구체화되는지는 국내 투자자에게 직접 적용되지 않지만, 미국 기관 자금의 ETF 운용 패턴이 달라지면 특정 ETF의 유동성과 순자산 규모에 간접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중장기 모니터링 대상이다.
출처
- CNBC 10-year Treasury yield climbs to a 24-year high amid relentless global bond sell-off
- The Guardian Bond sell-off: US government borrowing costs hit highest since 2002, as UK 30-year bond yield hits 6% – business live
- Financial Times Global bond sell-off pushes 10-year Treasury yield to highest since 2002
- Bloomberg Ten-Year Treasury Yield Holds Near 24-Year High as Selloff Eases
- The Wall Street Journal 10-Year Treasury Yield Rises to New 24-Year High
- The New York Times Soft Jobs Report Boosts Market Bets Fed Will Skip October Rate Increase
- CNBC Labor market faltered in September as jobs increased by just 29,000, unemployment rate rose to 4.2%
- CNBC Traders now see little chance of a Fed rate hike in October after weak jobs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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