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금요일) 미국장
유가가 배럴당 103달러를 넘어서고 10년물 국채 금리가 4.99%까지 오르면서 미국 주식시장은 이중 압박에 짓눌린 채 한 주를 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23% 하락했고, S&P 500은 0.52%, 나스닥(NDAQ)은 0.21% 각각 하락했다. 공포지수(VIX)로 불리는 VIX는 19.45까지 올라 주간 내내 고조된 시장 불안이 수치로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섹터가 11월 이후 가장 긴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유가가 이 모든 것의 뇌관이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103.44달러로 3.99% 급등했고, 브렌트유는 한때 117달러를 넘어서며 4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란의 페르시아만 선박 공격 주장과 함께 중간선거 직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재공습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에너지 시장이 흔들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와 AI 불안이 주식을 두 방향으로 당겼다”고 표현했다(관련 기사). 한편 금은 1.24% 하락한 온스당 4,010달러로 마감했는데, 유가 급등에 따른 달러 강세 압박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채 시장도 주식과 함께 팔렸다. 10년물 금리가 4.99%에 근접하며 5% 재돌파를 앞두고 있다. CNBC는 투자자들이 AI 불안을 피해 국채로 피신하는 흐름도 있지만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금리 상승을 주도한다고 짚었다. 10월 FOMC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금리 동반 상승은 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열어놓는 신호다.
종목 흐름
반도체는 주간 기준 약세였지만 금요일 종가에서는 메모리 종목이 홀로 반등했다. 마이크론(MU)이 2.46% 올라 877.55달러로 마감했고 AMD는 1.74% 오른 516.79달러였다. TSMC(TSM)도 1.49% 상승했다. 주간 전체로 반도체 섹터가 가장 긴 연속 하락을 기록한 것과 금요일 메모리 반등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반면 빅테크는 대체로 약세였다. 알파벳(GOOGL)이 1.24% 밀려 320.21달러로 마감했고, 넷플릭스(NFLX)도 1.79% 하락해 65.85달러였다. 메타(META)는 0.96% 내렸는데, 이번 주 마크 저커버그의 캘리포니아 잔류를 위한 특별 주식 구조 개편과 뉴멕시코주 250억 달러 배상 판결 등 재료가 겹쳤다(관련 기사). 아마존(AMZN)은 0.95%, 엔비디아(NVDA)는 0.59% 각각 하락했다. 슈퍼마이크로(SMCI)는 2.31% 하락해 32.94달러로 주간 낙폭을 키웠다.
헬스케어에서는 일라이릴리(LLY)가 2.54% 빠져 1,273.46달러로 마감하며 낙폭이 두드러졌다. 코인베이스(COIN)도 2.74%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8만 1,038달러로 소폭 하락 마감했다.
이번 주 시장을 관통한 굵직한 사건도 많았다. 애플(AAPL)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2,000달러 이상 가격에도 판매 당일 재고가 소진됐고(관련 기사), 오픈AI는 1.25조 달러 기업가치로 최대 30억 달러 펀딩 라운드를 다음 주 마감 목표로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확인됐다(관련 기사). 인스타카트가 잠재적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와 주가가 랠리했다.
AI 투자 열기의 이면도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신용 위험과 수익성 압박에 직면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구축 생태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솔리딤은 계획하던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S&P는 지역 주민 반발로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들이 신용등급 하향 위험에 노출됐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내 정치 이벤트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지지율이 CNBC 조사 기준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캐나다 일부 품목 관세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관련 기사). 미 재무부는 중국 바이오테크 섹터를 투자 제한 대상에 추가하는 규칙 제정안도 공개했다(관련 기사).
유럽에서는 무디스가 프랑스 신용등급을 동결했지만 프랑스 국채 금리가 24년 만에 5%를 넘어선 이후 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있고, 국채 금리 상승과 시위 격화가 맞물리며 유로존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이다(관련 기사).
한국 시장 시사점
유가 급등과 금리 상승이라는 두 재료는 국내 시장에서 정반대 방향의 영향을 만들어낸다. 유가 강세는 에너지주와 전력 인프라주에 우호적이지만 IT·수출주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도체는 메모리 쪽이 방향성이 나뉜다. 마이크론과 AMD가 금요일 각각 2.46%, 1.74% 반등한 것은 삼성전자(SSNLF)·SK하이닉스·한미반도체 등 메모리 공급망에 단기 심리 지지 재료다. 다만 엔비디아가 0.59% 하락하고 SMCI가 2.31% 빠진 것은 AI 서버 수요 방향성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수페타시스와 대덕전자 등 AI 기판주는 빅테크 설비투자(capex) 방향이 확인되기 전까지 주간 약세 압력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전력 인프라주는 다르다. 유가 급등이 에너지 전반의 수요 불안을 자극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성장 스토리는 오히려 부각되는 국면이다. 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산일전기 등 변압기 관련주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발주 사이클과 직접 엮여 있어 중장기 수주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라이릴리가 2.54% 하락한 것은 에이비엘바이오·올릭스·한미약품 등 릴리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국내 바이오주의 단기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각 계약의 실제 마일스톤은 임상 진전에 달려 있어 단기 주가 동조와 장기 실적 방향은 별개로 봐야 한다.
원/달러 환율은 1,323.7원으로 0.13% 하락하며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유가 급등에도 원화 강세가 유지된 것은 수출주 환율 부담을 일부 완충하는 요소다.
다음 주 미국장
이번 주말은 미국장이 없으며, 다음 주는 올해 최대 변수 주간이다. 10월 28일(ET) 오후 2시, 한국시간 10월 29일 새벽 3시에 10월 FOMC 금리 결정이 나온다. 점도표 없이 성명과 기자회견만 열리는 회의지만, 유가 103달러·금리 5% 임박 상황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 하나하나가 시장을 움직일 것이다. 같은 날 장 마감 후에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FT) 3분기 실적이, 10월 29일(ET)에는 애플·아마존·메타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와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10월 29일 오전 8시 30분(ET, 한국시간 10월 29일 밤 9시 30분)에 공개된다. ECB와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도 주 후반에 열린다. 월요일 밤 미국장 개장 시점부터 FOMC와 빅테크 실적을 앞둔 포지셔닝 변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출처
- OilPrice.com Oil Prices Hold Near $100 as Middle East Risks Offset Peace Hopes
- Bloomberg SLB Sees Growth Driven by Middle East Oil Field Recovery
- CoinDesk Bitcoin, gold trim early losses as yen gives up gains. Oil stays near $100
- The Wall Street Journal Mark Zuckerberg Threatened to Leave California. Meta's Board Cut Him a Deal.
- The New York Times How Mark Zuckerberg Pushed Meta to Shield Him From California's Proposed Wealth Tax
- The New York Times Zuckerberg's Big Deal to Stay in California
- Financial Times Meta agrees deal to keep Zuckerberg in California despite wealth tax proposal
- Bloomberg Meta Cuts Tax Deal to Keep Zuckerberg in Califo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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