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과 끝이 이렇게 달랐던 적은 드물다. 6월 첫째 주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문을 열었다가 금요일 반도체 붕괴와 고용 쇼크로 무너지며, 9주 연속 상승을 끊고 10주 만에 첫 주간 하락으로 마감했다. S&P 500은 주간 2.6% 내렸고, 나스닥종합지수는 4.7% 급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만 0.3%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선방했는데, 이 차이 자체가 이번 주의 줄거리를 압축한다. 기술주에서 빠진 돈이 방어·순환주로 옮겨간 한 주였다.
기록 경신에서 급락까지, 한 주의 전개
월요일(현지 6월 1일) 3대 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로 출발했다. 엔비디아(NVDA)가 소비자용 PC 프로세서 RTX 스파크를 공개하며 6% 올라 지수를 끌어올렸고, 델과 HP가 동반 급등했다.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0으로 예상을 웃돈 점도 위험 선호를 뒷받침했다. 다만 미·이란 긴장 속에 유가가 오르며 러셀2000은 소폭 약세였다.
화요일은 기록 행진의 정점이었다. S&P 500이 7,609.78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 7,600을 넘었다. 마벨이 25% 이상 급등했는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마벨이 다음 1조 달러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도화선이었다. 다만 알파벳(GOOGL)은 800억 달러 안팎의 AI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며 3.9% 약세를 보였고, 미 노동부 구인·이직 보고서(JOLTS)의 4월 채용공고가 760만 건으로 크게 늘어 노동시장 과열 신호가 함께 나왔다.
수요일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이란 충돌이 재점화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2.41% 올라 배럴당 96.02달러에 마감했고, 국채금리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동반 상승했다. S&P 500은 0.74% 내려 9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마감했다. 그리고 이날 장 마감 후, 맞춤형 반도체 강자 브로드컴(AVGO)이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 222억 달러(48% 증가)와 AI 반도체 매출 108억 달러(143% 증가)는 호조였지만, 혹 탄 브로드컴 CEO가 제시한 3분기 AI 반도체 매출 가이던스 160억 달러가 시장 컨센서스 172억 달러를 밑돌았고 2027년 1,000억 달러 매출 목표도 상향하지 않은 점이 실망을 샀다.
목요일은 같은 날 안에서 지수가 갈라졌다. 브로드컴이 12.59% 폭락한 418.91달러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3,000억 달러가 증발했지만, 다우는 874.86포인트(1.73%) 오른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기술주에서 빠진 자금이 유나이티드헬스(UNH), JP모건 같은 방어·순환주로 몰린 결과다. 엔비디아는 1.94% 올라 반도체 안에서도 역행 강세를 보였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22만5,000건으로 2월 이후 최고였다.
금요일이 결정타였다. 미 노동부의 5월 비농업 고용(NFP, 농업을 뺀 일자리 증감)이 17만2,000명 증가로, 약 8만 명대였던 예상치의 두 배 넘게 나왔다. 금리 인하 기대가 무너지고 시장은 오히려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544%로 뛰었고, 변동성지수(VIX)는 39.7% 급등한 21.51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4.18% 폭락한 25,709.43으로 마감해 2025년 4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0% 넘게 빠져 2020년 3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고, 미국 반도체주 시가총액 약 1조3,000억 달러가 하루 만에 증발했다. 엔비디아 6%, 마이크론(MU) 13%, AMD 11% 급락이었다.
| 지수 | 금요일 종가 | 주간 등락 |
|---|---|---|
| S&P 500 | 7,383.74 | -2.6% |
| 나스닥 | 25,709.43 | -4.7% |
| 다우 | 50,866.78 | -0.3% |
| 러셀2000 | 2,833.50 | -2.9% |
※ 종가는 미 동부시간(ET) 6월 5일 정규장 마감 기준이며, 주간 등락은 전주 금요일(5월 29일) 종가 대비입니다. 자료: AP·CNBC·야후파이낸스 집계.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플러스다. S&P 500은 7.9%, 나스닥은 10.6%, 다우는 5.8%, 러셀2000은 14.2% 올라 있다. 이번 주 하락은 9주 연속 상승의 가파른 기울기를 일부 되돌린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과, AI 자본 지출에 대한 의구심이 구조적으로 불거진 변곡점이라는 해석이 함께 나온다.
매체별 시각
| 매체 | 핵심 프레임 | 강조점 |
|---|---|---|
| CNBC | 고용 쇼크 | 17만2,000명 증가가 인하 기대를 지우고 인상 우려로 전환시킨 분기점으로 해석 |
| Fortune | 10월 이후 최악 | 기술주가 하락을 주도한 위험 회피 장세, 한 주의 반전 폭에 주목 |
| CNN | 연준 인상 확률 상승 | AI 주식 급락과 금리 인상 가격 반영 동시 진행을 한 묶음으로 제시 |
| 로이터통신 | 순환매와 차별화 | 다우 사상 최고와 나스닥 약세가 같은 주에 공존한 양상에 주목 |
일치하는 대목 · 네 매체 모두 금요일 고용 쇼크가 인하 기대를 인상 우려로 뒤집었고, 그 결과 기술주에서 경기순환주로 자금이 옮겨갔다는 한 주의 그림을 공유한다.
갈리는 대목 · 방향성 이견은 없고 강조점 차이다. CNBC와 CNN은 금요일 고용 지표를 금리 방향을 가른 핵심 변수로 보는 반면, Fortune은 10월 이후 최악이라는 반전 폭에, 로이터통신은 다우 사상 최고와 나스닥 약세가 공존한 순환매 차별화에 무게를 둔다.
맥락과 의미
이번 주의 핵심은 프레임의 전환이다. 시장은 봄 내내 “연준이 곧 금리를 내린다”는 기대 위에서 9주 연속 올랐는데, 금요일 고용 지표가 그 토대를 흔들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체제에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8%로 3년 만의 최고를 찍었고, 미·이란 전쟁이 유가를 자극하는 가운데 고용까지 강하게 나오자, 시장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강한 고용이 주가에는 악재가 되는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 구도가 작동한 한 주였다.
섹터별로 보면 줄기가 뚜렷하다. 반도체가 붕괴의 진앙이었다. 브로드컴의 AI 자본 지출 둔화 우려가 수요일 장 마감 후 점화돼 목요일 브로드컴 폭락, 금요일 반도체지수 10% 급락으로 번졌다. 반면 방산과 헬스케어, 금융은 상대적 수혜를 봤다. 미·이란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에너지는 주간 기준 브렌트유 4%, 원유 6% 상승해 강세였다. 다만 금요일 당일은 위험 회피로 WTI가 92.91달러까지 밀렸다.
크립토는 별도의 급락을 겪었다. 비트코인이 6만 달러 아래로 무너지며 장중 5만9,100달러 부근까지 밀렸고, 2024년 10월 이후 최저로 주간 16% 하락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한 주 동안 사상 최대인 34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결제 분야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치금(은행 예금을 블록체인에 올린 형태) 간 주도권 다툼이 격화됐다. 수요일 스트라이프·비자(V)·마스터카드(MA)가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에 나선다는 보도로 서클(CRCL)이 11.33% 급락했고, 금요일에는 JP모건·씨티·뱅크오브아메리카(BAC)·웰스파고(WFC)가 토큰화 예치금 공동망을 2027년 상반기 출범 목표로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며 은행권이 반격에 나섰다. 모빌리티에서는 JP모건이 8년 만에 테슬라(TSLA) 매도 의견을 거두고 투자의견을 비중확대 하향에서 중립으로 올리며 목표주가를 145달러에서 475달러로 상향한 점이 눈에 띄었다.
다음 주 미국장 일정 (KST 기준)
다음 주의 무게 중심은 6월 10일 5월 CPI다. 끈적한 물가가 확인되면 인상 우려 프레임이 굳어지고, 달러 강세와 함께 위험자산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 같은 날 오라클(ORCL), 다음 날 어도비(ADBE) 실적이 기술주 투자 심리의 가늠자가 된다. 6월 8일 애플(AAPL) 세계개발자회의(WWDC) 키노트에서 공개될 AI 기능은 두들겨 맞은 나스닥에 반등 촉매가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 날짜 (KST) | 일정 |
|---|---|
| 6/8 13:00 ET (6/9 02:00 KT) |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 키노트, 제미나이 기반 시리 개편 공개 여부 |
| 6/10 08:30 ET (6/10 21:30 KT) | 미 노동부 5월 CPI, 헤드라인 전년 대비 약 4.2% 예상(4월 3.8%에서 상승) |
| 6/10 장 마감 후 (현지) | 오라클(ORCL) 분기 실적 |
| 6/11 (현지) | 미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결정, 어도비(ADBE) 실적 |
| 6/16–17 (현지) | 케빈 워시 의장의 첫 FOMC, 점도표(금리 전망 점 도표) 공개 |
※ 발표 시각은 미 현지 시각(ET) 기준입니다. KST로는 통상 다음 날 새벽에서 오전 사이에 반영됩니다. OPEC+ 회의(6/7 일요일)는 예정 일정이며 결과는 별도 보도를 통해 확인됩니다.
국내 투자자가 주목할 대목은 반도체 체인이다. 브로드컴발 AI 자본 지출 둔화 우려는 금요일 아시아 거래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동반 급락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의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 향이고, 한미반도체는 HBM 본딩 장비 매출의 대부분이 SK하이닉스 향이어서 미국 반도체 가이던스에 2차로 반응한다. 환율도 변수다. 위험 회피 속 달러 강세로 원/달러는 금요일 1,540–1,560원대까지 올랐다. 환율 급등은 미국 주식을 원화로 환산한 평가액을 높이는 양면을 갖는다. 보유 자산 가치는 환차익으로 일부 방어되지만, 신규 매수 부담은 그만큼 커진다.
5월 CPI가 다음 주 최대 고비다. 끈적한 물가가 확인되면 인상 우려가 굳어지고, 둔화가 나오면 이번 주 낙폭을 일부 되돌릴 여지가 거론된다. 투자 권유가 아니며, 사실 관계를 전한다.
출처
- CNBC Jobs report May 2026
- Fortune Markets have worst day since October as tech stocks lead the way down
- Yahoo Finance How major US stock indexes fared Friday 6/5/2026
- CNN Business Nasdaq, S&P 500 suffer worst day of year as AI stocks tumble and Fed rate-hike odds rise
- Reuters Dow Claims Record Closing High, S&P 500 Advances; Chip Selloff Weighs on Nasd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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